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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미·중 관세 협상에 초조한 일본…"어부지리 기대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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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5월 13일 14:34 김종훈 기자 |
| 미·중 관세 협상에 초조한 일본…"어부지리 기대했는데" |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 일시 인하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접한 일본은 겉과 달리 심란해 보인다. 양국 합의에서 품목별 관세 인하는 논외였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자동차 관세 철폐 요구가 받아들여지겠느냐는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전날 저녁 국회에서 미국, 중국 합의에 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내용을 확인 중이기 때문에 대답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미국과 관세 협상을 담당하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도 "계속 높은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현지 경제부처의 한 간부는 "미국과 중국의 싸움은 양국이 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어떻게 되든 이시바 정권의 방침은 변하지 않는다"고 아사히에 밝혔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의견이 주류"라고 평했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 내에는 미중 갈등이 깊어질수록 일본이 미국과 협상에서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상원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와 경제 면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내심 일본과 협상을 서두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미국, 중국이 합의를 이뤄내면서 이런 어부지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특히 아사히는 일본이 면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자동차 관세는 이번 미국, 중국 관세 인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 측 대응을 더 알 수 없게 됐다"는 한 일본 관료의 우려를 전했다.
지난 8일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연 10만대에 한해 25%에서 10%까지 낮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미 무역 흑자국인 일본은 자동차 관세 협상을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영국은 미국이 무역흑자를 보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인 데다, 대미 자동차 수출량이 연 10만 대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차종을 보면 롤스로이스, 벤틀리, 맥라렌, 재규어 등 고급차량이 주류라서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현지업체들과 직접 경쟁하는 경우도 적다.
반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은 미국에 완성차 137만 대를 수출했다. 소형차와 중형 세단, SUV까지 다양한 차종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는 미국 현지업체들의 주요 경쟁 상대로 꼽힌다.
아사히는 이에 대해 "만약 일본에 (자동차 관세) 우대를 인정하면 일본처럼 미국에 대량의 자동차를 수출하는 한국, 독일도 반드시 같은 요구를 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 요구를 전면 수용함으로써 한국, 독일과 협상에서 딜레마를 자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카자와 재생상이 이끄는 일본 관세 협상팀은 미국 측에 자동차 관세 면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미국 측 반응은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조선 분야 협력과 대미 투자 확대를 앞세워 미국과 접점을 찾고 있다.
협상이 늦어질수록 일본 자동차 기업의 손실은 커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요타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를 발효한 지난달 2일부터 최근 두 달 간 영업이익이 12억 달러(1조6900억원) 감소했을 것이라 추산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연 50억 달러(7조800억원), 포드가 연 15억 달러(2조1240억원) 영업이익 감소를 추산한 것과 비교하면 도요타 손실 폭이 훨씬 크다고 짚었다. 도요타는 2025 회계연도 영업이익을 3조8000억엔(36조3960억)으로 전망했는데 전문가 예상치인 4조7000억엔(45조160억원)을 훨씬 하회했다.
일본 자산운용사 T&D애셋의 나미오카 히로시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자동차는 일본의 핵심 산업이기 때문에 미국이 바라는 대로 끌려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자동차 관세 인하를 얻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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