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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중국이 개입"vs"미국 이간질"…시작부터 G2 사이에 선 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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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6월 04일 16:54 베이징(중국)=우경희 기자 |
| "중국이 개입"vs"미국 이간질"…시작부터 G2 사이에 선 이 대통령 |
미중 갈등 고조되는 가운데 "용중" 의사 전했다는 해석
美 "중국이 간섭·영향력" 中 "미국 이간질 멈추라"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놓고 뜻밖에 미중 간 설전이 격화한다. 미국이 한미 동맹을 강조하며 중국의 정치적 개입을 비판하자 중국이 곧바로 "이간질을 멈추고 스스로 돌아보라"고 직격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미중 갈등을 시사하며 이 대통령에게 특단의 협조를 타진했다.
4일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당선을 축하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파트너"라며 "수교 33년간 양국은 이념과 사회제도의 차이를 뛰어넘어 상호 발전을 이뤄 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나는 중한 관계의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며 "현재 세계는 백 년에 한 번 있을 변화를 겪고 있으며 국제 및 지역 정세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 당시의 초심을 지키고 선린 우호의 방향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축전은 큰 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게 보냈던 축전과 대동소이하다. 눈에 띄는 건 '백 년에 한 번 있을 변화를 겪고 있다'는 문구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2차 관세전쟁,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중국의 국제적 고립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상호 이익과 공동 번영이라는 목표를 견지하여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양국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가져다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석에 따라 미국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중국과 협력하면 상호이익을 얻게 될거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이재명 행정부는 실제로 출범 직후부터 미중 간 진영 선택 압박을 받는 분위기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3일(미국 현지시간) 이 대통령 당선 입장을 묻는 언론에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견고하다"면서도 "한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중국이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답했다.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논평에서 제3자인 중국을 때린 셈이다.
중국도 이를 그냥 들어 넘기지 않았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중국 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해당 발언에 대해 "해당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 불간섭의 원칙을 견지해 왔으며 지금껏 어떤 국가의 내정에도 간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충고하건대, 스스로의 행동부터 돌아보고 중국을 자기식으로 억측해 투영하는 오랜 버릇을 고치라"며 "중한 관계를 이간질(挑撥·도발, 이간질, 분쟁유도 등으로 해석됨)하는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측 공식 채널을 통해 주고받을 수 있는 일상적 수준을 넘어선 높은 수위의 언어로 미국을 비판했다.
지난달 제네바 합의로 임시 휴전 상태인 2차 관세전쟁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 취임을 놓고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된다.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한국엔 난처한 상황일 수 있지만 외교능력을 발휘하기에 따라 중재자적 지위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내에서 일단 고조되는 이 대통령 당선에 따른 한중관계 개선 기대감도 한국의 외교력 발휘에 '레버리지'로 활용될 수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유지하되 중국 및 러시아와 관계 회복과 북한과 긴장 완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외교적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중국과 안정적 관계가 한국 및 동북아 전체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길"이라고 보도했다.
동샹룽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 언론에 "이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전임 정부 가치 외교에 대한 반성과 실용적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형성될 것"이라며 "윤석열 집권기엔 정치 위기로 인해 대중 감정이 악화했고 그 틈을 타 반중정사와 음모론, 혐오 담론이 확산돼 한중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적으로 달라진 한중관계는 이 대통령의 외교노선 설정에 변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과거 거의 상호보완적이던 한중 간 경제 산업적 상황이 이제는 상당부분 경쟁 구도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대중 관계에 있어 경쟁 속 협력을 어떻게 시현할지가 이재명 정부 앞에 주어진 어려운 숙제다.
시앙하오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이 대통령은 미국을 안보 파트너로 삼되 중국과 경제협력도 유지하자는 입장"이라며 "다만 최근 심화한 한중 간 경제 경쟁이 한국의 이런 전통적 진보 노선에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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