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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매년 70만명 사망"…감염병 옮기는 "주범" 모기, AI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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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6월 11일 15:05 홍효진 기자 |
| "매년 70만명 사망"…감염병 옮기는 "주범" 모기, AI로 잡는다 |
AI로 "감염병 매개체" 모기 분류…세계 첫 개발
질병청, 감시·방제 "5개년 로드맵" 발표…스마트 감시체계 구축
"살아있는 모기가 장비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자동으로 모기종을 분류합니다."
11일 충북 청주 환호공원. 이곳엔 질병관리청이 자체 개발한 AI 기반의 '모기 자동분류 장비'(AI-DMS)가 설치돼 하루 평균 약 100마리의 모기종을 분류한다. 장비 오른쪽에 장착된 흡입구로 모기가 빨려 들어가면, 이를 사멸한 뒤 사진 촬영 및 데이터 분석을 거쳐 질병청 내부로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축적된 데이터는 감염병 매개체인 모기의 종을 비롯해 바이러스 양성을 보이는 모기 등 관련 데이터 수집에 활용된다. 해당 장비는 현장에서 곧장 모기 종을 분류해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장비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현재 모기 자동분류 장비가 설치된 곳은 환호공원과 파주, 동탄, 부산 을숙도, 순천만습지의 5곳이다. 이희일 질병청 매개체분석과장은 "매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새벽) 4시까지 운영되고 있다"며 "현재는 5종의 모기를 구분할 수 있는데, 그 종수를 9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진드기 분류 AI 장비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 영향으로 모기·참진드기 등 감염병 매개체의 활동이 장기화되고 있다. 최근 기온 상승과 강수량 변화 등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감염병 매개체의 서식지와 활동기간 확대로 일본뇌염·말라리아·쯔쯔가무시증·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매개체 전파 감염병 위험이 증가하면서, 종합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실제 최근 10년간(2015~2024년) 평균기온이 약 1.4℃ 상승하며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시기도 약 16일 빨라졌다. 모기와 진드기의 활동기간도 봄부터 늦가을까지 길어지는 추세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모기는 매년 약 70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감염병 매개체다.
질병청은 이날 충북 오송 청사에서 제2회 건강 브리핑을 개최, △국가 매개체 감시체계 고도화 △기후변화 대응 매개체 감시 강화 △매개체 감시·방제 인프라 확충 △과학적 감시-방제 연계 강화로 구분한 '감염병 매개체 감시·방제 중장기 계획(2025~2029)'을 발표했다. 감염병 매개체 분야에서 관리 당국 차원의 중장기 계획이 수립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질병청은 자체 개발한 모기 자동분류 장비를 통해 '스마트 감시체계'를 고도화하겠단 입장이다. 감시 현장에는 AI-DMS와 밀도 자동 계측 장비(DMS)가 적용돼, 매개체 발생 정보의 실시간 수집·분석 및 감시 소요 기간 단축(7일→24시간 이내) 등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질병청은 오는 8월 아프리카 남수단공화국에 스마트 감시체계를 우선 적용한 뒤, 해외 거점 실험실이 지정된 태국·인도네시아·방글라데시의 동남아 3개국에도 2028년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감염병 매개체 관련 국내 상황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최근 제대 군인 중 말라리아 발생 사례가 보고되고, 2년 만에 처음으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한 바 있어 해외 유입 등에 따른 감염증 확산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 과장은 "우리나라 안에선 모기·진드기 외에는 실제로 매개체로서 역할하는 종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뎅기열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 등 아직 국내엔 없지만 해외 유입 가능성이 있는 매개체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국내 지역 중에선 기온이 높은 제주에 이집트숲모기가 상륙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제주를 비롯한 기후변화 영향이 큰 지역에 '집중감시센터'를 설치할 방침이다.
다만 전문인력과 예산 확보 등 중장기 계획 추진에 대한 기반도 마련돼야 한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권형욱 인천대 대학중점연구소 매개체감염병연구소 센터장은 "해충방제 영역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이미 전문가 과정을 설치·운영 중이지만, 질병 관련 감염병 매개체 전문인력은 제대로 양성되지 않고 있다"며 "5개년 중장기 계획을 통해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관련 교육 과정이 운영되고 전문인력을 제대로 양성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 청장은 "중장기 계획 수립 자체가 정부 차원의 집중 투자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계획 추진에 차질 없도록 예산과 인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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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0만명 사망"…감염병 옮기는 "주범" 모기, AI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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