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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인권위 "참사 희생자 시신 인도적으로 인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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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6월 20일 17:38 박상혁 기자 |
| 인권위 "참사 희생자 시신 인도적으로 인계해야"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이태원 참사 당시 희생자의 시신이 나체 상태로 유족에게 인계된 사건에 대해 지난 18일 경찰청장에게 "시신을 인도적으로 인계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20일 성명을 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존엄과 유족이 느꼈을 충격을 고려해, 경찰은 앞으로 시신을 인계할 때 유족에게 시신 상태를 설명하고 청결한 천으로 감싸 인도적으로 처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번 의견 표명은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유족 A씨가 낸 진정에서 비롯됐다. A씨는 참사 당시 경찰이 희생자를 나체 상태로 촬영한 뒤 유족에게 인계해 인권을 침해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은 "범죄 수사 규칙 제58조에 따라 희생자의 전신을 조사하기 위해 탈의 상태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희생자의 인격권을 최대한 존중해 시체포로 전신을 감싸 입관실에 인치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인권위는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라는 조항은 죽음에 대한 존엄성도 포함하며, 신체에 대한 권리는 사후에도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시신의 인도는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이라는 현실과 대면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자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시신을 수습할 때 희생자와 유족의 존엄성은 지켜져야 하고, 국가는 이를 존중하고 실천할 의무가 있다"라고도 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입장이 국제 기준과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2023년 9월15일 리비아에서 홍수가 발생해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자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고인의 신원을 확인한 뒤 유족에게 애도할 시간을 주며 고인에게는 품위 있는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인권위는 △유족의 희생자 검시 과정 참여 배제 △탈의 상태에서 시신 촬영 △시신을 나체로 인계한 행위 등으로 제기된 진정에 대해선 "인위적인 조작 없이 시신을 보존할 필요성을 등을 고려해 기각 또는 각하 처리한다"라고 밝혔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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