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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일본 "트럼프 관세" 시범케이스? 선거 앞둔 이시바 시험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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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7월 02일 14:01 윤세미 기자 |
| 일본 "트럼프 관세" 시범케이스? 선거 앞둔 이시바 시험대에 |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4월 고율 상호관세(24%)를 예고한 뒤 미국과 조기 협상에 돌입, 만남을 거듭하며 미국과 대립을 피해왔다. 일본 측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7차례나 미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상호관세 유예 만료일(8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별다른 진전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최근 방미에선 일정을 연장하고도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만나지 못한 채 빈손 귀국했다.
그 배경엔 오는 20일에 예정된 참의원(상원) 선거가 있다.
선거를 의식한 일본 정부는 미국에 과도하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한다. 가뜩이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지지율은 쌀값 급등 등을 배경으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터다. 미국 전략컨설팅업체 더아시아그룹의 니시무라 린타로 연구원은 블룸버그에서 "일본 정부는 신속한 협상 타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과, 너무 많은 걸 내어주지 말란 국민의 압박 사이에 끼어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미국과 협상에서 정중하되 강경한 자세로 상호관세뿐 아니라 자동차 및 철강 품목 관세 등의 면제를 요구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호소하는 한편, 조선 부문의 협력과 미국산 반도체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도 제시했다.
그러나 자동차 품목 관세 같은 핵심 쟁점에서 양국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0%, 고용의 8%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 기여도가 크기 때문에 이시바 정부가 미국과 협상에서 포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일본 측은 한발 양보해 자동차 관세를 완전히 피하진 못하더라도 현행 25%에서 10% 수준으로 낮추길 바란다. 그러나 미국 측은 처음부터 무역협상은 상호관세에 한정하며, 품목 관세는 협상 대상이 아니란 의사를 표명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토로한 쌀 시장 추가 개방으로 자동차 관세 인하를 얻어내는 방법도 거론된다. 재팬타임스는 미국 측 협상단이 일본에 미국산 쌀, 콩, 옥수수 수입을 늘릴 것을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다. 자민당은 오랫동안 농촌 지역의 의석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을 위해 농업 보호를 포기하는 인상을 줄 경우 투표 결과에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니시무라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보내는 메시지는 '뭔가 큰 걸 내놓으라'는 것"이라며 반면 "일본은 '여러 조각을 모아서 어떻게든 통하길' 바라고 있다"고 평했다.
가와사키 겐이치 국립정책대학원 교수는 "일본은 (협상 타결을 위해) 수입 자동차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고 쌀을 포함해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등 광범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하더라도 자동차 품목 관세는 10% 수준으로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상호관세 유예 종료가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까지 사흘 연속 일본을 콕 집어 불만을 쏟아냈다.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를 종전에 정한 24%보다 더 높은 30~35%까지 올릴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일본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캐나다의 디지털 서비스세를 문제 삼아 협상 중단을 선언한 뒤 캐나다로부터는 디지털 서비스세 철회 양보를 받아낸 바 있다.
일본 정부가 기존의 전략을 고수할 경우 미국 정부가 남은 기간 일본과 추가 협상을 포기하고 본보기로 고율 상호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에 "관세 협상에서 일본은 뒷순위로 미루고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을 우선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MBC닛코증권의 오타 치히오 선임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공은 일본에 넘어왔다. 만약 일본이 망설인다면 게임은 끝"이라며 "일본이 트럼프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다면 트럼프는 점점 더 과격해질 것이다. 이시바 총리는 즉각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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