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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성분명 처방" 목소리 커져…공약 이행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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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7월 08일 14:30 박미주 기자 |
| "성분명 처방" 목소리 커져…공약 이행은 언제 |
이재명 대통령, 수급불안 필수의약품의 성분명 처방 등 대체조제 활성화 공약 내걸어
복지부 "수급불안 필수의약품 정의 먼저 필요, 이후 방안 검토"
 최근 제약사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지면서 '성분명 처방'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의사가 약을 처방할 때 제품명이 아닌 성분명으로 처방하도록 해 같은 성분의 약품 간 경쟁을 유도해 마진을 낮추고 리베이트가 불가능한 구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필수의약품의 경우 성분명 처방을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해 실제 성분명 처방 도입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8일 제약업계와 검찰 등에 따르면 최근 검찰이 대학병원 전공의의 리베이트 수수 의혹 관련 중견 제약사 3곳을 약식 기소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혈액제제 전문기업 A사와 진통제 분야 중견 제약사 B사를 각각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구약식 처분)했다. 안과 의약품 특화 제작사인 C사는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또 제약사 직원 3명은 약사법 위반, 배임증재,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각각 벌금 100만~500만원에, 복수의 대형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D학원 의사 등 6명은 의료법 위반, 배임수재 등 혐의로 벌금 100~2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일부 대학병원 전공의 등이 2019~2021년 제약사 영업사원으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회식비와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은 데 따른 것이다.
K제약은 자사 약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의사 1000여명을 대상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D제약은 영업직원들이 전국 380여개 병원을 방문하며 학술행사 지원을 빌미로 신약 처방을 유도하고 자사 제품 처방 확대를 위해 수억원을 제공한 정황이 언론 보도로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성명서를 내고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는 건강보험 재정과 국민 건강권을 위협한다"며 "약가제도 개선과 성분명 처방 확대를 통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리베이트를 목적으로 불필요한 의약품을 과도하게 처방할 경우 약가 원가에 반영돼 건강보험 재정에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게 되며 이는 곧 건강보험료 부담 주체인 국민과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작년 한 해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의약품비용(약값)이 무려 2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금액은 5년 사이에 누적 증가율 39%로 매년 평균 7.8%씩 꾸준히 늘어난 수치다. 이는 고령화로 인한 노인 의료비의 증가요인뿐만 아니라 리베이트로 인한 약제비의 거품 또한 가중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노조는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정부입찰제와 개별 약가협상 등 공급자 간 가격 경쟁을 통한 약가인하 또는 참조가격제와 같은 가격 탄력적 제도 등 약가제도 개선이 근본적 해법"이라며 "동시에 해외의 의약분업 사례에서 다수의 선진국가들이 시행하고 있거나 권장하고 있는 상품명처방과 성분명처방의 병행운영이 제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분명 처방은 상품명 처방권을 이용한 불법 리베이트를 차단하고, 동일 성분 간 가격경쟁을 통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과다처방·중복처방을 방지하는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 성분명 처방이 '약사 리베이트 제도'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노조는 "선택은 환자 몫이고 약사는 그 과정의 조력자일 뿐이며 약사는 처방권이 없다"고 반박하며 "의약분업을 시행하는 해외 선진국들은 성분명 처방으로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스웨덴은 2002년부터 '이달의 제품' 제도를 운영해 의약품 혜택청이 매달 성분별 최저가 의약품을 지정하고 약국은 해당 제품으로만 조제하도록 한다"면서 "프랑스는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하고,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성분명 처방을 원칙으로 권장하며 성분명 처방 시 약사는 가장 저렴한 복제약을 조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대통령 공약에서 수급불안 필수의약품은 제한적으로 성분명 처방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넣었다. 이에 따라 성분명 처방제가 필수의약품 위주로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도 법적으로는 제품명 처방과 함께 성분명 처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약에서는 수급불안정 의약품의 성분명 처방 등 대체조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라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하는 것"이라며 "우선 수급불안 필수의약품이 무엇인지 개념 정의를 해야 하고, 그 다음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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