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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근로자 사망시 "매출 3% 과징금"…업계 "중복·징벌 규제, 사업 접으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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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7월 09일 09:34 김평화 기자 |
| 근로자 사망시 "매출 3% 과징금"…업계 "중복·징벌 규제, 사업 접으라는 것" |
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건설안전특별법'은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시공사에 1년 이하의 영업정지 또는 매출액 3% 이내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발주자와 설계자, 감리자 등에게도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건설업계는 과징금과 영업정지가 경고 수준의 '계도'가 아닌 사실상의 '징벌' 조치라는 점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미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사고 발생 시 안전책임자와 경영책임자까지 형사처벌을 받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제재는 과잉입법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올해 들어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던 세종-포천 고속도로 안성 구간 건설현장에서는 교량 상판이 붕괴되며 노동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뒤이어 지난 3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이던 평택 아파트 현장에서 외벽 거푸집 해체 작업 중 노동자 2명이 추락해 1명이 숨졌다. 같은 달 충남 아산 오피스텔 공사장에서도 50대 노동자가 달비계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두 달 사이 현대엔지니어링 현장에서만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현대건설 현장에서도 사망사고가 났다. 지난 6월 서울 은평구 응암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신축 현장에서 60대 하청 노동자가 굴착기 토사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것. 당시 공사는 즉각 중단됐고, 고용노동부는 사고 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대재해는 매년 끊이지 않고, 건설업계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새 법안의 강도가 너무 세다는 입장이다. 사고 1건으로 도급사 자체가 퇴출될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강한 위기감을 드러낸다. 수도권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매출의 3% 과징금은 중소 시공사 입장에서는 연간 영업이익을 초과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현실적으로 감당 불가능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시공사는 이미 발주처와 감리기관의 수시 안전 점검을 받고 있다. 중대재해법 위반 시 형사처벌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 이후 제재만 강화하면 고위험 공사를 기피하게 돼 결국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 '재해조사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에 올해 1분기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137명 중 절반 이상인 71명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이 중 45%가 '떨어짐' 사고였다. 건설업은 여전히 산업 전반에서 사망사고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다수 지방 건설현장은 턱없이 부족한 안전관리비에 시달리고 있다"며 "법 취지는 이해하지만,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실질적인 안전설비 지원과 책임구조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건설업계는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에 법안이 회부된 만큼, 향후 의견수렴 과정에서 업계 의견이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당정 일각에서는 과징금 부과 기준을 '중대한 과실이 입증된 경우'로 한정하거나, 영업정지를 '시정명령 및 안전관리 강화조치'로 대체하는 방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고 예방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지만 모든 책임을 시공사에만 묻는 구것은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는 고위험 현장은 아예 수주하지 않는 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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