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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건강검진 결과에 당혹…"이런 사람 술 마시면 안돼" 7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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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7월 09일 14:26 정심교 기자 |
| 건강검진 결과에 당혹…"이런 사람 술 마시면 안돼" 7계명 |
[편집자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칙으로 "금주"는 늘 거론돼왔다. 하지만 술자리를 좋아하는 한국인 사이에서 금주를 지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단 지적이다. 과음의 폐해는 잘 알려졌지만 "술을 어떻게 마실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부족했다. 건강을 잃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즐거운 음주 문화를 위한 "적정 음주"에 대해 고민해볼 때다. 본지는 2회에 걸쳐 술과 건강 사이의 "적정 음주"에 대해 조명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술을 단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 게 좋다는 건 상식이다. 실제 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하는 1군 발암물질에 포함됐다. 하지만 술자리가 많거나 술을 즐기는 사람에게 '금주'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의학 전문가들은 '단순히 음주를 자제하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적정 음주 전략'을 세우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건강을 챙기면서 술을 마시려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술을 얼마나 마실 수 있는가'보다, '나는 술을 마셔도 되는 체질인가'부터 자문해야 한다"며 "자신의 알코올 분해 능력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술이 간에서 해독될 때 두 단계를 거친다. 1단계로, 알코올이 탈수소효소(AHD)를 통해 분해돼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된다. 2단계로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로 인해 분해돼 물이 된다. 각 단계의 효소가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에 따라 숙취 정도가 결정된다.
예컨대 1단계에서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원활하게 분해됐어도 2단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잘 분해되지 않으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몸에 쌓이면서 얼굴이 붉어지고 메슥거리며 토할 것 같은 숙취 증상이 나타난다. 술을 마셨을 때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두근거린다면 '플러셔' 체질에 속한다. 플러셔 체질이라면 가급적 금주가 권고된다.
그다음으로 따져볼 건 '내 몸이 술을 분해하는 속도'다. 정재훈 교수는 "알코올은 주량은 절댓값(양)이 아닌, 속도"라며 "사람마다 1시간당 신체 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양이 정해져 있어 '시간당 적정 음주량'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술을 1시간당 3잔 마실 때 술자리 후 아무런 문제 없이 귀가하고, 다음 날 일상과 업무에 지장이 없었다면 그 사람에겐 시간당 술 3잔이 적정 음주량의 범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체질'과 '속도'를 파악했다면 적정 음주를 위한 7대 수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술을 공복에 마시지 말아야 한다. 피부에 알코올을 문지르면 따갑듯이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식도·위·장 점막을 강하게 자극한다. 식사 도중 또는 식사 후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음식물과 뒤섞여 자극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술을 마실 때와 술자리 후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알코올로 인한 탈수·숙취를 줄일 수 있어서다. 술자리에서 목마를 때 술 대신 물을 마시거나, 술 한 잔을 마시면 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팁이다. 간이 알코올을 분해할 시간도 벌고 분해에 필요한 물도 공급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셋째, 이틀 이상 연속 음주는 피해야 한다. 연속 음주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의 회복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알코올 의존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술을 1주일에 똑같은 양을 마신다고 가정하면 매일 조금씩 7일간 나눠 마시는 것과 한 번에 몰아 마시고 6일 쉬는 것 중 어떤 게 나을까?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유수종 교수는 "물론 어떤 경우든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휴주 기간(술을 마시지 않는 기간)을 갖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넷째,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하는 블랙아웃 상태가 될 때까지 술을 마셔선 안 된다. 알코올은 기억과 판단을 포함한 사고과정을 매개하는 신경전달물질을 교란한다. 과음으로 인한 블랙아웃이 반복적으로 생기고 증상이 심해지면 신경세포가 사멸하고 뇌 위축을 초래한다. 블랙아웃은 뇌가 손상당했다는 증거이므로, 뇌가 회복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 술 자체가 목적이 되는 음주는 지양해야 한다. 정재훈 교수는 "'나는 술이 필요해'라고 느끼는 순간 알코올 의존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특히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경우, '혼술'(혼자 마시는 술)처럼 술 자체를 마시는 게 목적인 상황은 음주량이 늘어나기 쉬워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여섯째, 건강검진 결과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술잔을 내려놔야 한다. 특히 간질환, 췌장 질환(당뇨병 포함), 심혈관 질환, 위장관 질환 등 건강검진 상 관련 질병이 발견된 사람은 금주가 필수다. 단, 효과적으로 관리되는 만성질환 땐 무조건적인 금주보다는 절제가 필요하다.
일곱째, 약을 술과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 특히 NSAID 계열의 소염진통제를 술과 먹으면 위장관 부작용이 심할 뿐 아니라 간독성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술을 수면제·항우울제 등과 병용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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