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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재계 "자사주 소각 의무화, 유일한 "경영권 방어 수단" 없애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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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7월 09일 16:44 유선일 기자 |
| 재계 "자사주 소각 의무화, 유일한 "경영권 방어 수단" 없애는 것" |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소속인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9일 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한 경우 1년 이내에 소각하고, 예외적으로 임직원 보상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주가가 오르는 효과를 기대한 법안이다.
재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자사주 취득은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인데 소각을 의무화하면 외부 공격에 한층 취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소각 의무화가 주가 부양, 주주 환원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업에는 적잖은 리스크"라며 "현행 규정상 자사주 매입 외엔 특별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당의 상법 개정이 계속 '경영 불안'을 키우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일 국회가 처리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업에서 주주로 확대하고, 사외이사인 감사위원도 선출 시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재계는 경영이 위축되고 외부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지만 여야 합의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이 후속 입법으로 집중투표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와 함께 자사주 소각 의무화까지 추진하면서 기업이 외부 공격에 무방비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는 만약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할 경우 포이즌필·황금주·차등의결권과 같은 경영권 방어 장치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이즌필은 경영권 침해 시도 등이 있을 때 기존 주주에게 낮은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차등의결권은 대주주나 경영진이 갖고 있는 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 부여해 경영권을 보호하는 제도다. 황금주는 보유 주식 금액·수량에 관계 없이 주주총회 의결 사항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특별 주식이다.
일각에선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저해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기업들은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 필요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EB는 채권자가 일정한 조건에 따라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경영 여건 악화로 안 그래도 기업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자사주 의무 소각은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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