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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날씬女도 "위고비 주세요"…유독 이비인후과로 "우르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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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7월 21일 16:43 정심교 기자 |
| 날씬女도 "위고비 주세요"…유독 이비인후과로 "우르르", 왜? |
대한비만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GLP-1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실태와 안전성 우려' 심포지엄에서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이날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의료진의 적절한 처방과 관리 없이 사용되는 사례들과 비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대상에게까지 투여되는 부적절한 사용 사례들이 지속해서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해외에선 위고비 오남용으로 인한 급성 췌장염 사례가 수백건에 달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런 GLP-1 비만 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의사와 환자의 정확한 인식도 필요하다는 게 비만학회의 주장이다. 김민선 이사장은 "이 약물(GLP-1 비만 치료제)은 기전 자체가 위를 부풀리게 한다.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이 내려가는 곳이 좁아져 위가 빵빵해지고 배부르게 해 음식을 더 먹고 싶지 않게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음식을 많이 먹으면 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고비를 처음부터 저용량이 아닌 고용량을 쓸 때 이런 증상이 더 잘 나타난다"면서도 "하지만 워낙 약이 비싸다 보니 처음부터 고용량을 맞는 게 효과 있다고 여기는 사례도 적잖다"고 지적했다.
위고비 같은 비만치료제를 처방하는 의사의 비만 치료 지식·경험이 오처방과 오남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혁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는 "위고비 관려해서 오남용과 오처방이 모두 다 문제 된다"며 "오처방의 가장 큰 문제는 약에 대한 인지·지식 습득 없는 의료진이 다수 환자에게 위험 요인을 문진하지 않은 상태에서 약을 (쉽게) 처방하는 것"이라며 "환자를 대면하지 않고 처방전만 내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위고비가 국내 진료과 중 유독 이비인후과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다는 게 대한비만학회의 토로다. 이재혁 총무이사는 "비만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의사에게 부여할 수 있는 '국가 자격증'은 아직 없지만, 비만 진료 자격을 갖춘 의료진에게 비만치료제를 처방받는 게 가장 올바른 진료일 것"이라며 "위고비 관련 처방 세부 지침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과도한 부작용 우려가 비만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단 우려도 나왔다. 이날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이사는 국내 출시된 GLP-1 비만 치료제를 중심으로 입증된 효능과 안전성 정보를 소개했다. 허 홍보이사는 "의약품의 안전성 정보는 전문지식에 기반한 검증된 해석을 통해 제공돼야 한다"면서 "과도한 부작용 우려는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어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전문의약품은 의학적 효과와 부작용이 공존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 하에 처방·관리해야 한다"며 "GLP-1 비만 치료제도 충분한 병력 청취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적응증 확인 후 처방되고, 치료 시작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박정환 대한비만학회 정책이사는 "GLP-1 비만치료제는 2021년 미국에서 출시 후 비만 유병률 감소에 기여할 만큼 치료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만이 질병이라는 인식이 낮고 제도 미비에 따른 부작용 논란과 오·남용이 반복돼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정책이사는 GLP-1 비만 치료제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해법으로 △비만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현황 조사와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 △우리나라 비만 기준에 맞춘 GLP-1 비만 치료제 사용에 대한 연구 △비만치료 급여화를 통한 치료제 적정 사용 유도 및 모니터링 체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날 참석한 김영림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 연구관은 "국내 GLP-1 비만 치료제 출시 후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 반응은 제품설명서 내 기술된 국제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수준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만 치료제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온라인 불법판매, 광고 행위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면서 "광고 현장을 점검하고 의료인과 환자에게 정확한 의약품 정보 전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비만학회는 이번 심포지엄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정부 부처·제약회사와 협력을 통한 안전 사용 가이드라인 수립 △모니터링과 안전성 보고 체계 강화 △의료진·환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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