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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정부·기업 원팀" 관세협상 타결···"자동차 아쉽지만 농축산물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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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7월 31일 11:29 김성은|이원광 기자 |
| "정부·기업 원팀" 관세협상 타결···"자동차 아쉽지만 농축산물 방어" |
한미 관세협상이 상호관세 적용 유예 만료일을 하루 앞두고 31일(한국시간) 전격 타결됐다.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기존에 예고됐던 25%가 아닌 일본, EU(유럽연합)과 마찬가지로 15%를 적용받게 됐다. 한국은 미국에 대해 총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고 LNG(액화천연가스) 등 미국산 에너지를 1000억달러 어치 구매하기로 했다. 민감했던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은 방어했다. 이같은 투자금액과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달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발표될 전망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오늘 새벽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와 관세협상을 타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 의약품 관세의 경우에도 다른나라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게 될 예정"이라며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상호 호혜적인 결과 도출이라는 원칙 아래 협상에 임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양국이 호혜적 결과 도출을 위해 협상 전략을 다듬고 치열한 고민을 거쳤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주목할 만한 부분으로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키로 한 점을 짚었다. 총 3500억달러 투자 중 1500억달러는 한미조선협력 펀드 형태로 마련된다. 투자 대상은 선박 건조, MRO(보수·수리·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며 투자금은 우리 기업들의 수요에 기반해 구체적 프로젝트에 투자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세계 최고의 선박 설계, 건조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조선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미국 기업들이 힘을 합친다면 자율운항 선박 등 미래 선박 관련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20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도 조성된다. 반도체, 원전, 이차전지, 바이오 등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대한 투자펀드다. 전략적 파트너로서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 진출에 관심있는 우리 기업들이 기회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 실장은 "펀드 운용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프로젝트에서 나온 산출물은 미국 정부가 인수를 책임지기로 했다"며 "투자금은 합리적이고 상업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같은 펀드 투자규모나 내용은 우리보다 앞서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상호관세 조치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시작됐단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한국과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 규모는 2024년 기준 한국은 660억달러, 일본은 658억달러"라며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 펀드(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2000억달러는 미국이 보증하고 안전한 분야에 투자하고 산업적으로 합리적인 분야에 한다는 표현이 일본 펀드에는 없다"며 "우리 나름대로 안전 장치를 훨씬 더 많이 포함시켰다"고 했다.
미국의 개방 요구가 거셌던 쌀·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은 막았다.
김 실장은 "식량 안보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통상에서 이미 99.7%가 개방돼 있고 유보조항은 10개 내외다. 우리나라가 또 미국산 소고기 제 1위 수입국이다. 농축산물 민감성이나 역사적 배경을 감안해 추가 개방을 막는데 우리는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자동차 관세가 12.5%가 아닌 15%가 적용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무관세를, 일보은 2.5%의 관세를 적용받아왔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일본이 이번에 적용받는 새 관세율(15%)보다 2.5%포인트(P) 낮은 12.5%를 적용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들이 있었다.
김 실장은 "우리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 12.5%를 마지막까지 주장했지만 거기까지였다"며 "(미국 측은)'우리는 이해하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다'라고 해서 (12.5%를 끝까지 주장하려면) 여러 틀이 흔들려서 (15%에 협상이 타결됐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한미 FTA라는 게 상당히 많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번에 각 나라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협상들을 보면 WTO(자유무역기구) 체제나 FTA 이런 체제하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어 체제 자체가 많이 바뀌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미 관세협상의 걸림돌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를 낳았던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은 이번 협상 최종 테이블엔 오르지 않았다.
또 우리나라가 미국상 에너지 1000억달러 어치를 구매하기로 한 데 대해 김 실장은 "(구매 품목은) 주로 에너지 쪽이다. 원유, LNG, LPG, 약간의 석탄, 이렇게 돼 있다. 통상적으로 수입하는 규모이고 무리 없다"며 "1000억달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이고 이번 딜(협상) 때문에 추가로 없는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약간의 중동산 (에너지를) 미국산으로 바꾸는 것 같은 구성의 변화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늘 필요로 하는 에너지 수입액이기 때문에 구매는 무리 없는 액수"라고 했다.
김 실장은 "6월 출범 후 우리 정부는 촉박한 일정 속에서 미국과 통상협의를 위해 숨가쁘게 달렸다"며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외교부, 농림축산식품부, 국무조정실 등 여러 관계부처와 대통령실이 힘을 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도 조선업 등 제조업 협력 강화 방안 도출 과정에서 적극적 아이디어 제안하며 원팀으로 뛰었다"며 "오늘의 합의를 통해 수출 환경 불확실성의 상당 부분이 제거됐고 우리 기업은 주요국 대비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다만 15%는 과거와는 다른 교역 환경이자 도전인 건 사실"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 이르면 2주 뒤인 8월 중에 열릴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을 알리면서 "향후 2주 내로 한국의 이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으로 올 것"이라고 밝혔다. 만남이 이뤄지면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의) 구체적 날짜는 곧이어 한미 외교라인을 통해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다음 주라도 날짜를 잡으라'고 했다는데 곧 구체적 날짜와 방식을 협의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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