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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뇌병변 친형 죽인 60대, "심신미약" 안 통했다…국민참여재판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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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0월 31일 19:28 류원혜 기자 |
| 뇌병변 친형 죽인 60대, "심신미약" 안 통했다…국민참여재판 결과는? |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현순)는 3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열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 19일 부산 사하구에 있는 주택에서 친형 B씨(70대)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2006년 사고로 뇌 병변 장애 판정을 받고 지난 3년간 강원도에서 혼자 살았다. 부산 조선소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12월 배우자와 이혼한 뒤 올해 2월 실직까지 하면서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증을 겪었다.
A씨는 4월 1일 B씨를 보러 갔다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 보고 부산으로 데려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범행 전날 두 사람은 같이 외출했고, B씨 걸음이 늦자 A씨는 "반찬 사 갈 테니 먼저 집에 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집에 갔을 때 B씨는 보이지 않았고, A씨는 경찰 도움으로 B씨를 찾았다.
다음날에도 B씨가 실종돼 A씨는 경찰 도움을 받았다. B씨를 재운 뒤 술을 마시던 A씨는 "형도, 나도 힘들다. 살 만큼 살았다"며 B씨를 살해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A씨 측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과 자수를 감경 사항으로 반영해달라고 배심원들과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우발적 범행인 점과 A씨 형제자매들, 자녀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은 "A씨는 장애로 범행에 취약한 B씨를 화가 난다는 이유로 살해했다"며 "또 A씨는 과거 음주운전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 술 취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이유로 감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한 점과 B씨를 부양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 우울증 치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배심원들은 증거 조사와 증인 및 피고인 신문 등 모든 과정을 지켜본 뒤 평의에 나섰다. 배심원 9명 모두 유죄로 판단했으며 징역 12년(1명), 10년(5명), 8년(1명), 7년(2명)으로 평결했다.
재판부는 "A씨 측이 주장한 감경 사항은 모두 임의적 감경 사유에 해당한다. 범행 동기와 결과 중대성 등을 고려해 법률상 감경 인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또 경찰에 신고한 점과 범행 당시 심리를 상세히 기억하는 점 등을 보면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사람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면서도 "A씨는 사건 당일 B씨 뇌 병변 치료 계약을 위해 병원에 가기도 했다. 계획적 범행이 아닌 사건 전날과 당일 B씨가 실종되는 일이 연달아 발생하자 술 마시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과 합의한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파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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