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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꼭 필요한 조직인가"…간담 서늘케 한 이재명 대통령 첫 공개 업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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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2월 11일 17:38 김성은|정경훈|이수현 기자 |
| "꼭 필요한 조직인가"…간담 서늘케 한 이재명 대통령 첫 공개 업무보고 |
"고용노동교육원? 정원은 115명이고. 이것도 앞에서 본 것과 약간 겹치는 게 있다. 하도 많아서 비교가 안 되는데. 꼭 필요한 조직이란 말씀이시죠?"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희망찬 농업 농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를 주제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김종철 한국고용노동교육원 부원장을 향해 이같이 묻자 김 부원장이 긴장한 표정으로 "매우, 매우 필요한 조직"이라고 답했다.
김 부원장은 "교육원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이 있은 후 1989년 교육수단을 통한 노사갈등 예방을 위해 설립됐다"며 "연간 40만 건의 개별노동분쟁이 발생하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고 노동 교육이 유효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한 시간 반 동안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열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 등 포함)·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업무보고를 받았다. 또 같은 장소에서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넘게 농식품부, 고용노동부 업무보고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연말까지 세종, 서울, 부산 등 현장을 순회하며 생중계 업무보고를 받는다. 19부 5처 18청 7위원회를 포함한 228개 공공기관이 대상이다. 단 보안에 민감한 외교·안보 분야 보고는 비공개로 이뤄진다.
유관 기관들도 이날 보고에 참여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재정정보원, 한국통계정보원, 한국원산지정보원, 농촌진흥청,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총 34개 공공기관이 보고에 참여했다. 장관 등 수장 뿐만 아니라 실·국장 등 실무 책임자들도 참석해 긴장감을 높였다.
이 대통령도 실제 이날 "세종에서 공직자 여러분과 대화해 보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며 "오늘 공개적으로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업무보고를 받으니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많다는 소문이 있던데 진짜인가"라고 운을 뗐다.
이날 보고회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장관 뿐만 아니라 실국장에게도 필요한 질문을 불시에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날 첫 업무보고에 관심이 쏠렸다. 실제 이 대통령은 매주 화요일 이뤄지는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에게 수시로 질문을 던졌다.
이 대통령은 이명구 관세청장을 향해 "관세청이 요즘 세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제가 얼마 전 동해안에 무슨 마약을 잔뜩 실은 배가 들어왔다고 해서 놀랐다. 결국 잡았는데(적발했는데) 우연히 잡은 것인가. 왜 (한국에) 들렀나. 국내 마약이 문제인데 특송화물우편으로도 온다 들었는데 맞나. 통관 단계에서 검색해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질문 답변 과정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답변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제가 자주 말씀드리는데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필요한 일을 하라고 국민들이 세금을 내는 것이다. 마약이 우리 사회 문제인데 관세청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백승보 조달청장을 향해서는 "조달 개혁이 중요한 과제"라며 "지방에서 조달 권한을 이용해 부패를 저지르는 가능성도 있다. 그런 점들에 대한 감시체계는 어떻게 만들어져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백 청장이 "입법이 필요한 부분이라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잘 하고 계신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관장의 전(前) 직업까지도 꼼꼼히 물었다. 이 대통령은 김일권 한국원산지정보원장을 대상으로 "54명의 직원이 있다"며 "주로 하시는 일이 출입 품목의 원산지 정보를 확인하고 활용하는 업무가 맞나. 위원장님 전직은 무엇이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원장은 "입법고시를 봐서 국회에 들어왔다"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수석 전문위원을 지냈다. (한국원산지정보원 업무는) 기재위 소관이기도 하고 관세사 자격도 있다"고 답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공공기관 혁신에 속도를 내 줄 것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 혁신도 발표하셨는데, 공공기관장들도 여기 많이 오셨다. (업무가) 거의 똑같은데 왜 저걸 나눠서 대표를 두 명씩이나 둘까, 이런 생각이 드는 곳이 꽤 많다"며 "공공기관을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문제도 기재부 소관인가. (그 작업도) 속도를 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핵심 분야 구조개혁을 예고했다. 최근 고속철도(KTX-SRT) 통합 추진이 공공 분야 개혁 신호탄이란 해석들이 나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공직자들의 태도, 역량, 충실함에 그 나라의 운명이 달렸다. 물론 최고의 책임은 저같은 사람에게 있지만 여러분은 5200만 명의 국민들의 삶을 손 안에 들고 있다"며 "(여러분은) 나라의 운명과 개인의 인생을 통째로 좌지우지 하는 엄청난 힘을 가진 분들이다. 본인들은 인지하지 못할 수 있겠지만 명백한 사실이다. 여러분이 하는 일이 온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직자"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 여러분들에게 이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고 다음 세대의 삶도 달려있다"며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 줄 것으로 확실히 믿는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이수현 기자 lift@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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