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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포장재 데이터까지 다 내라”…K식품·뷰티, EU 포장규제에 비용 부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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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0월 27일 17:08 황민주 기자 |
| “포장재 데이터까지 다 내라”…K식품·뷰티, EU 포장규제에 비용 부담 커진다 |
EU PPWR 8월 본격 적용…수출기업 82.5% “잘 모르거나 개략적 인지” 농심·삼양, 기술문서·PFAS 검사 등 업무 늘어…2030년 포장재 전환도 대비

유럽연합(EU)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적용으로 국내 식품·화장품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유해물질 관리부터 협력사 자료 확보, 규제 준수 입증까지 책임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재활용 기준이 강화되면 포장 소재까지 바꿔야 해 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EU에 수출 중이거나 수출을 계획하는 국내 기업 610개사 가운데 82.5%는 PPWR을 전혀 모르거나 개략적인 내용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자사 제품에 대한 규제 적용 진단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기업은 16.7%에 그쳤다.
PPWR은 포장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EU가 도입한 규정이다. 올해 8월 12일부터 포장재 중금속과 식품 접촉 포장의 과불화화합물(PFAS) 제한, 기술문서(TD)와 EU 적합성 선언서(DoC) 작성 등 기본 의무가 적용됐다. 재활용성과 재생원료 함량, 포장 최소화 등에 관한 의무는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라면·스낵 포장도 단일 소재로…“협력사 데이터 확보 부담”
EU 수출 비중이 높은 식품업계에서는 이미 포장재 점검과 관련 서류 작업이 시작됐다. 농심은 현재 EU 수출 제품에 사용하는 포장재가 PFAS와 중금속 등 유해물질 기준에 적합해 PPWR 시행을 전후해 별도로 포장재를 변경한 제품은 없다.
대신 향후 강화될 재활용성 기준에 대비해 포장 소재를 바꾸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농심은 2030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하게 설계해야 하는 PPWR 기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스프류 포장재와 스낵에 사용하는 다층 복합소재를 단일 소재(All-PP)로 전환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포장 소재 못지않게 기업에 부담이 되는 것은 이를 입증하는 작업이다. 농심은 PPWR 대응 과정에서 기술문서 작성과 전체 협력사 관리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데이터를 일일이 확보하고 표준화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고 있다”며 “PPWR은 거시적인 목표만 제시될 뿐 실무에 적용할 핵심적인 세부 이행기준과 기술적 가이드라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포장재 개발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거래선의 확인 요구도 나타나고 있다. 농심은 폴란드와 네덜란드 일부 거래선으로부터 위해물질 관련 문의를 받아 분석 결과와 기술문서 등을 작성해 대응했다.
삼양식품 역시 현재 사용하는 포장재가 PPWR의 유해물질 관련 기준을 충족해 포장재를 별도로 변경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규정 시행으로 PFAS 검사와 DoC, TD 작성 등이 기존에 없던 업무로 새롭게 추가됐다. 2030년 이후 강화되는 재활용성·재생원료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포장재도 검토하고 있다.
화장품은 단상자 넘어 부자재까지…공급망 관리도 숙제
화장품업계도 제품을 감싸는 단상자뿐 아니라 세부 부자재와 협력사 자료까지 점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에이피알은 PPWR이 포장재 설계부터 재활용, 공급망 관리까지 폭넓게 적용되는 만큼 단상자뿐 아니라 세부 부자재까지 검토하고 있다. 기술문서와 적합성 선언서, 확대생산자책임(EPR) 등 주요 요건에 대한 대응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포장재 협력사에 규제 동향과 요구사항을 공유하고 소재 구성과 재활용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원료 활용과 재활용이 용이한 포장 설계(Design for Recycling), 불필요한 포장 요소 축소와 포장 경량화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이 같은 부담은 무역협회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는 기업 356개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재생원료 공급자 증빙과 재활용성 평가, EPR 신고자료 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PPWR 대응의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내부 전문인력 부족이 32.3%로 가장 많았고 시험·인증·컨설팅 비용 부담도 30.3%에 달했다.
비용을 산정하거나 이를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일회성 투자비용을 산정하지 못한 기업은 49.3%, 연간 반복비용을 산정하지 못한 기업은 54.1%였다.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577개사 가운데 81.6%는 비용을 거래가격에 전혀 반영하기 어렵거나 25% 미만만 반영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업계의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는 유해물질 관리와 적합성 입증 등이 주요 대응 과제지만 향후 재활용성, 재생원료 사용, 포장 최소화 등의 기준이 단계적으로 강화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포장재 변경뿐 아니라 협력업체에서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표준화해 규제 준수 여부까지 입증해야 한다.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PPWR 대응은 포장재 변경뿐 아니라 적합성 입증과 공급망 관리까지 포함하는 과제”라며 “거래처 요구를 미리 파악해 증빙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품질·가격 경쟁력과 현지 유통망 강화를 병행한다면 규제 대응을 EU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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