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GTR)가 40년
만에 폐지된다. GTR는 공무원의 해외 출장 시 국적기 이용을 의무화하는 제도로 1980년 처음 도입됐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 문제가 GTR 폐지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14일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국외 출장 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용을
원칙으로 했던 GTR를 오는 10월 말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GTR는 정부 출장 시 시급한 좌석 확보와 변경·취소 수수료가 없는 점을 고려해 40년간 운영해 왔는데 국외 여행
증가, 항공시장 다변화 등 국외 출장을 둘러싼 환경이 변해 제도 폐지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GTR가 폐지되면 각 부처는 주거래여행사를 선정해 2~3년의 계약
기간 동안 부처별 항공권 등의 예약·구매 대행을 지원받는다. 항공권
가격은 GTR 이용 때보다 떨어지고, 항공편과 연계한 숙박
예약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부처별
주거래여행사 선정은 6월부터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제도 개선으로 연간 약 80억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반색하고 있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2개의 대형 항공사가 독점하고 있던 시장이 개방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국가를 대표하는 공무원이 해외 출장 시 LCC를 이용한다면 LCC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GTR 폐지 후 여행사 대행 체제로 간다고 해서 공무원들이 해외 출장
때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 대신 LCC를 얼마나 이용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저렴한 항공사를 이용하거나, 마일리지가 덜 쌓이고 예약 변경·취소가 어려운 저렴한 항공권을 이용한다고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