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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日롯데 경영진 우호적이지만…신동빈 부재 길어지면 위기 |
정욱,이한나 기자 / 2018-02-25 1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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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롯데 경영진 우호적이지만…신동빈 부재 길어지면 위기
◆ 기로에 선 롯데 ◆
롯데그룹이 신격호 총괄회장이 재일동포로서 일본에서 창업한 지 70년 만에 총수 부재에 이어 일본롯데홀딩스(홀딩스) 대표도 내놓으며 한일 통합경영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주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사임으로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단독 대표 체제가 됐다. 신 총괄회장 시절 때와 달리 선진화된 한일 경영 시스템을 갖춰 다르다고 하지만, 지주사 체제가 아직 완성되지 못한 터라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신 회장 부재로 한국 롯데그룹에 대한 일본 경영진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 우려된다.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일 간 사업의 조정이 어려워진 만큼 한일 롯데가 사업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앞으로 일본 롯데 입장이 우선시될 것이란 지적이다. 또 주요 의사결정이 느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의 중간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지분 99%를 보유해 홀딩스의 일본인 경영진이 대주주 지위를 활용해 한국 롯데 경영에 간섭할 수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41.42%), 롯데캐피탈(26.60%), 롯데손해보험(23.68%), 롯데렌탈(20.77%), 롯데상사(34.64%)의 최대주주일 뿐 아니라 핵심 계열사 롯데물산(31.13%)과 롯데케미칼(12.68%)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롯데는 2016년 회계연도 매출이 3200억엔(약 3조2000억원) 수준으로, 규모로 따지면 한국 롯데그룹(92조원)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체급이 워낙 다르다 보니 경영간섭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 롯데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경영 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일본 롯데가 관여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홀딩스 지분에서 광윤사를 제외한 72%는 현재 친신동빈 세력으로 분류된다. 롯데면세점의 해외 진출이나 인수·합병(M&A) 등 주요 결정이 주주 차원에서 이득이라면 사사건건 반대할 이유는 없다. 물론 양국 격차가 커진 데 따른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문제는 신 회장 부재가 길어질 경우다. 한일 경영 시스템 공조를 이어가더라도 신 회장 부재가 길어지면 일본 롯데가 딴마음을 먹을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 첫 시험대는 27일 열리는 롯데지주 주주총회가 됐다. 이날 주총에서 롯데지알에스, 롯데상사,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의 투자 부문을 분할해 지주사에 합병할지 여부를 의결한다. 롯데지주가 지난해 10월 42개 계열사를 편입해 출범했으나 이번 주총으로 편입사가 51개로 확대되고 지배구조가 개선된다. 현 지분구조상 롯데지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의결권 기준 총 54.3%에 달하고 우호 지분까지 확보해 분할합병안 통과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최근 신 회장 구속 등으로 충격받은 롯데지주 주가가 주식우선매수청구권(6만3635원)을 겨우 넘긴 6만3700원(23일 기준) 수준인 것이 불안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 회장이 주식회사 체제에서 대표적 집행기구인 홀딩스 이사회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오너로서 이사회 영향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신 회장이 추진해온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더욱 요원해졌다. 한국 롯데 지배구조를 완성할 호텔롯데 상장 작업은 중단됐고, 신 회장 부재로 무한 연기 상태다. 롯데지주는 호텔롯데 상장으로 90여 개 계열사를 편입해야 완성된다.
일본 내 지배구조 개편도 당분간은 숨고르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월 일본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과자·껌 등 생산)가 롯데상사(제과 판매)와 롯데아이스(아이스크림 판매)를 4월 합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일본 롯데를 상장시켜 이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도 구상했지만 지연이 불가피하다.
또 신 회장이 풀려나더라도 일본 롯데에서 대표이사직을 회복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한국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에 대한 비판적 여론 때문이다.
이를 모르지 않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바삐 움직이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한동안 언론 등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이슈화시키는 등 소극적 대응에 그쳤으나 신 회장의 수감과 함께 전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의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는 법무, 홍보, 금융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모든 직함을 내려놔야 한다"며 "조만간 법률적 절차를 시작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서울 =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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