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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툴제넥신 탄생…면역치료제와 유전자가위의 결합 |
김병호, 정승환 기자 / 2019-06-19 17: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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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제넥신 탄생…면역치료제와 유전자가위의 결합
국내 바이오 분야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업체 두 곳이 전격 합병을 발표했다. 면역치료제를 개발하는 제넥신과 국내 유일의 유전자가위 교정기술 기업인 툴젠이 합병해 `툴제넥신(ToolGenexine)`으로 재탄생한다.
코스닥 상장사인 제넥신은 유전자교정 제품과 서비스 사업 등을 하는 코넥스 상장사 툴젠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달 초 성영철 제넥신 회장이 합병을 결심한 뒤 성사까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합병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성 회장은 "툴젠이 뛰어난 기술에도 불구하고 (특허 헐값 매각 논란 때문에) 활용에서 발목이 잡혀 있는데 그쪽 기술과 합치면 새로운 시너지 창출이 분명해 보였다"며 "3~4주 전에 툴젠을 창업한 김진수 교수를 만나 얘기를 건넸고 그 역시 흔쾌히 동의했다"고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제넥신과 툴젠은 모두 1999년 설립된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 기업이다. 면역항암제와 유전자가위 등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최첨단 바이오 의약 분야를 주도하는 업체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바이오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제넥신은 면역치료제와 유전자 백신을 개발하는 업체로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 글로벌 임상과 함께 자궁경부암 및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임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환자 면역체계를 높여 몸속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돕는 치료제다. 기존 표적항암제가 독성이 강해 부작용과 내성이 발생하는 약점이 있는 반면 면역항암제는 부작용이 작고 치료 효과가 높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면역항암제를 혁신적 치료제로 지정해 신속 허가를 내주고 있다.
툴젠은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카스9(CRISPR Cas9)`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유전자교정 기술을 통해 혈우병, 황반변성 등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유전자가위는 DNA 등 세포 내 유전자 정보를 자르고 붙여 선택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첨단 유전자조작 기법이다.
제넥신과 툴젠은 활발한 기업 인수·합병(M&A) 활동을 통해 급성장한 미국 바이오기업 암젠을 벤치마킹해 바이오 신약 개발에 적극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툴제넥신은 연구개발(R&D) 전략위원회를 이사회 직속으로 설치해 R&D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R&D 전략위는 미래 신기술 창출, 차세대 파이프라인 구축, 신규 사업 기획 등을 담당한다.
또 단기적으로 2021년까지 각자 보유한 원천기술을 토대로 면역항암제, 유전자 백신, 유전자교정 치료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넥신은 임상3상 준비 단계인 `GX-H9` 성장호르몬과 임상2a상 단계에 있는 면역항암제 `GX-I7` 하이루킨을 기술수출하고, 툴젠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2025년까지 장기 목표로는 유전자가위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면역세포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군)을 추가할 예정이다. 서유석 제넥신 대표는 "융합단백질치료제, 면역치료제를 기반으로 유전자교정 원천기술을 보강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겠다"며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해 한국의 차세대 바이오기업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업계는 기술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 이번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전체 분석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보사 사태로 유전자 치료제 분야가 자칫 침체될 수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이 높은 기업 간 합병은 바이오 산업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툴젠은 특히 기업 R&D와 무관한 이슈가 해소되면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허 헐값 매입 논란 등으로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 상장이 세 번 좌절된 툴젠이 제넥신과 합병해 이전 상장 효과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툴젠은 창업자인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가 정부 지원으로 개발한 유전자교정 원천특허를 헐값에 서울대 측에서 사들였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1월 코스닥 이전 계획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툴젠은 2015년과 2016년에도 코스닥 이전 상장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제넥신와 툴젠 간 합병비율은 1대1.2062866이다. 합병기일은 8월 31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 30일이다. A리서치센터 바이오담당 연구원은 합병비율에 대해 "툴젠의 가치가 평가절하된 것 같다"며 "코스닥 상장사와 합병을 통한 이전 상장은 툴젠 대주주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소액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툴젠이 합병 대신 직접 코스닥에 상장했다면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날 두 회사 주식은 합병 소식이 공시되자마자 거래정지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우회 상장 여부와 합병 요건 충족이 확인되면 매매가 재개된다"고 밝혔다.
■ <용어 설명>
▷ 유전자가위 : 유전자 편집 물질을 이용해 몸속 문제가 있는 유전자 부위를 잘라내고 그 부위에 정상 유전자를 삽입해 유전자를 교정하는 기술이다.
[김병호 기자 /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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