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기술에 특화된 강소기업이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다음달 중순 공모 예정인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그 주인공이다. 29일 스코넥엔터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총 222만6300주를 모집하며 공모 물량은 100% 신주다. 기존 주주들의 자금 회수 없이 공모 자금이 모두 회사로 유입되는 구조다.

주당 공모가는 9000~1만2000원으로 책정됐다. 공모가 상단 기준 최대 267억원의 자금을 모집하는 셈이다. 이에 따른 상장 후 목표 시가총액은 1136억~1514억원이다. 스코넥엔터는 다음달 13~14일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지은 뒤 20~21일 일반 개인 청약에 나선다. 신영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다.

2002년 설립된 스코넥엔터는 게임 콘텐츠 개발사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콘솔 및 아케이드 게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전 세계적으로 3D 열풍이 확산되면서 VR 콘텐츠 업체로 정체성을 바꿨다. 2017년 세계 최초의 VR 건슈팅 게임 '모탈블리츠'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게임은 당시 북미와 유럽 등에서 게임 다운로드 수 1위에 올랐다.

스코넥엔터는 핵심 역량인 '대공간 워킹 VR 시스템'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두 명 이상의 유저가 동시에 상호작용하며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이 기술로 소방·화학·국방·치안 등 분야에서 XR 교육훈련 시스템을 만드는 식으로 공공분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VR 관련 국책 과제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지난해엔 한국환경산업기술원·화학물질안전원이 지원하는 연구 용역에 참여해 '화학사고 대응 훈련 시뮬레이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해당 연구는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특정 가상공간이 필요한 교육이나 면접 등에도 응용할 수 있어 관련 기술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코넥엔터는 공모 자금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R&D)에 사용할 방침이다. 관련 산업이 성장 초기 단계여서 연구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컨슈머 VR 게임, XR 교육 및 훈련 시스템,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KDB산업은행을 비롯해 엠포드에쿼티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동문파트너즈 등이 스코넥엔터 주주로 참여했다. 하나금융투자를 제외한 모든 재무적투자자(FI)들이 상장 이후 1년 동안 의무보유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상장 직후 스코넥엔터 주식의 유통 물량은 34.17%에 불과하다.

스코넥엔터는 향후 몰입도 높은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VR 관련 기기를 착용한 사용자의 표정, 감정, 몸짓을 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스코넥엔터는 내년 3차원 공간 기반의 메타버스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강우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