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 - 현대엔지니어링주주동호회, 소액주주 토론방

이르면 올 연말로 예상되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L)의 기업공개(IPO)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많은 현대차 해외법인 가운데 현지 IPO 첫 사례여서다.

인도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내다본 장기투자라는 일반적인 시각 외에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법인의 인도 증시 기업공개를 위한 주관사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HSBC 등 3곳을 선정했다. 상장 시점은 이르면 올 연말로 예상된다.

인도법인의 목표 기업가치는 250억∼300억달러(약 33조∼40조원)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인도법인 지분 100% 중 15~20%를 구주매출에 활용해 현지에서만 4조~7조원의 현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현금은 현대차의 대인도 투자계획에 숨통을 틔워주고,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도 이바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설비와 충전소 구축 등을 위해 향후 10년간 인도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올해 초엔 인도 수소ㆍ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해 추가로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탈레가온 공장 생산능력 확대에도 약 1조원이 필요하다.

현대차는 총 5조원에 달하는 인도시장 투자금을 인도법인 상장으로 조달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의 현금성 자산이 19조원인데, 올해 현대차가 밝힌 투자액만 12조원에 달한다. 부족한 현금여력을 인도법인 상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인도법인 상장 후에도 현대차 지분이 80%에 달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렇게 되면 인도법인 실적이 현대차에 연결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현대차 기업가치 하락 우려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인도법인은 연간 매출이 10조원에 육박하고, 7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낸다. 해외 법인 중 미국, 유럽 다음으로 실적 비중이 크다.

인도법인의 막강한 생산역량도 주목된다. 지난해 인도법인은 현대차 해외공장 중 가장 많은 76만대를 생산해 60만대를 팔았다. 최근 인수한 GM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연 100만대 이상 생산이 기대된다. 14억 인구대국인 인도는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잠재력이 높다.

인도법인 상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현대차 보유 지분(2.65%ㆍ약 1조3600억원)을 모비스에 현물출자한 후 모비스 신주를 받아 지배력을 강화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의 선행조건은 현대차의 주가 상승이다. 대규모 현금 유입이 기대되는 인도 IPO는 자사주 소각 및 배당확대 등으로 현대차 주가 상승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큰 틀에서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정 회장은 순환출자 고리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0.32%)이 부족하다.

다만 현대차 측은 인도 IPO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해외 자회사 상장 등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상시적으로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해당 내용과 관련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3월6일까지)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