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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부풀리고, 감사보고서 늑장 제출하고... 해태제과의 '경영 해태' 유감

입력 2023.03.31 17:14수정 2023.03.31 17:17댓글 0

우먼타임스 = 최인영 기자

31일 해태제과 정기 주총이 열렸다. 해태제과의 '매출 부풀리기' 행적이 드러난 직후 열리는 주총이었다. 투자자들은 물론 시장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주총이었다. 무엇보다도 주총에 제출되는 감사보고서가 주목을 받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해태제과의 감사보고서는 주총 하루 전인 30일에야 제출됐다. 해태제과 측이 주총 일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를 해태한 것이다. 최근 ‘매출 부풀리기’로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감사보고서 제출까지 늦어지면서 해태제과를 향한 우려와 의혹의 시선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상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장사들은 정기 주주총회 일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해태제과의 경우 지난 23일까지 보고서를 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해태제과는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감사보고서가 아닌 ‘감사보고서 지연 일정’을 공시했다. 외부감시인의 감사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현재 감사보고서 제출 및 공시가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태제과 측은 공시를 통해 “당사는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를 제출받는 즉시 이를 공시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이후 정기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30일 오후가 돼서야 감사보고서를 내놨다.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은 기업 부실의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감사 의견에서 비적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악의 경우 감사 의견서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을 받는다면 상장폐지까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관련 업계도 늑장 제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는 기업이라면 제 시간 내에 제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은 시장에서 부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며 “투자자들에게도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주총 전 감사보고서를 검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감사보고서가 늦어지면 투자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제공의 의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기업들은 정보 제공에 관해서 시간을 적절히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것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태제과엔 최근 대내외적으로 끊임없는 잡음이 일고 있다. 이달 초에는 해태제과의 일부 영업 조직이 지난 2017년 거래처들에 수십억 원 대 허위 매출계산서를 발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거래 도매상들은 최대 수천만 원에 달하는 세금을 폭탄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태제과 관계자는 “2017년 당시 일부 영업조직원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욕으로 무리한 방법을 통해 매출계산서를 과다 발급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후 사실관리 차원에서 과다 발급된 매출계산서는 실제 매출과 동일하게 정상화 됐다”며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세무조사에서 확인된 매출계산서 과다 발급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철저한 사실관리를 기반으로 한 영업시스템을 구축해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해태제과는 ‘깨끗한 생각, 깨끗한 행동, 깨끗한 해태’를 경영철학으로 내걸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 사회발전에 공헌하고 협력회사와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해 신뢰와 협력에 공존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해태제과는 1945년 광복과 함께 설립된 기업이다. 많은 국민들에게 "껌은 해태껌"이었고, "12시에 만나요, 브라보콘"은 지금도 사람들이 흥얼거리는 국민 CM송이었다. 국민들의 추억 속에 해태제과가 들어있는 것이다. 해태제과에 국민들의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하루 속히 신뢰회복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감사보고서 늑장 제출과 같은 사태가 앞으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해태제과가 다시 한 번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깨끗한 생각, 깨끗한 행동, 깨끗한 해태’로 거듭나는 날을 보고 싶다.

※ 주주토론방의 글은 네티즌이 작성한 글로 당사와 전혀 무관하며 최종책임은 이용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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