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우산업개발, 직원·가족 동원 '분식회계' 의혹…10년간 대손충당금 '축소·누락'

앵커멘트
지난 2011년 건설업계 최초로 중국 자본에 매각된 대우산업개발이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10여년 간 대손충당금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회사 측은 허위사실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손세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대우산업개발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미회수 채권과 대여금과 관련해 대손충당금을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손충당금은 매출액 중 회수 가능성이 낮은 금액을 미리 손실로 추정하는 것인데, 순이익 감소와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줘 기업들에게는 민감한 항목으로 꼽힙니다.

2012년 12월 준공된 광양 중마 사업장에서 10년 가까이 장기 미회수 채권금액이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매일경제TV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현장의 채권금액은 약 367억 원으로 이 중 192억 원을 대손충당부채 예상액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2019년까지 공시한 대손충당금 내역에는 해당 내역이 없었습니다.

광양 중마 현장에서 예상치로 설정된 수입 175억 원을 포함해 다른 현장까지 합하면 장기 대손충당금은 약 775억 원에 달합니다. 2020년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약 104억 원을 제외해도 약 670억 원이 모자랍니다.

전 회사 관계자
- "여기에서 미수채권이 약 360억 정도 발생한 걸로 대손충당금이라는 것을 쌓아야 되는데 재무제표 상에 반영이 안돼있는…회계감사를 하는 회사에서 협업을 하지 않았나…."

대우산업개발의 2020년도 이익잉여금은 302억 원, 당기순이익은 75억 원이었는데, 누락된 내역을 반영하면 이익잉여금 -369억 원, 당기순손실 59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에 자본잠식된 기업으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분식회계는 광양 중마 사업 시행사인 주식회사 위성도시건설을 대우산업개발이 인수해 실질적으로 운영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관련 자료를 확인한 결과 두 회사의 인천 송도 사무실 주소가 같고, 법인 전현직 대표와 주요 주주가 대우산업개발 출신 임직원과 가족 명의인 것으로 파악된 만큼 실소유주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
- "그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고, 그렇지 않은 반증자료도 충분히 저희는 가지고 있으며, 입수하신 자료는 내부자료를 빙자한 가짜다."

대주회계법인 관계자
- "회계처리하고 재무제표 작성하고 사업보고서 공시하는 것은 회사 경영진의 책임이잖아요. 답변은 회사에서 해야되는 게 맞을 것 같고요."

일각에서는 이상영 회장과 한재준 대표가 과거 배임, 횡령으로 논란이 된 전력이 있는 만큼 조직적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

취재진은 대우산업개발이 중국 모회사로 자금을 불법 유출했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