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뮨메드] 운영자금 고갈' 이뮨메드, FI에 경영권 넘겼다 - 이뮨메드주주동호회, 소액주주 토론방

김윤원 의장 보유지분 80% 회사에 증여…UTC인베·SV인베 측 안병옥 대표 단독 경영

이뮨메드의 최대주주인 김윤원 의장이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회사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운영자금 마련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대규모 주식을 회사에 증여 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의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면서 FI들이 세운 안병옥 대표가 단독 대표로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

◇김윤원 의장, 경영 정상화 위해 물러나

6일 투자은행((B)업계에 따르면 경영 정상화가 어려워진 이뮨메드의 최대주주 김윤원 의장이 보유 지분의 80%를 회사에 증여했다. 이에 따라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인 UTC인베스트먼트와 SV인베스트먼트 등 FI들에게 사실상 경영권이 넘어갔다.

김윤원 의장은 당초 535만824주(36.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배우자인 김선미씨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76만6600주(5.28%)까지 감안하면 지분율이 42% 가량이다.

하지만 신약 후보물질 임상이 길어지고 신규 사업으로 추진했던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도 철수하게 되면서 외부 자금조달 없이는 회사의 경영이 정상화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회사 자금 사정이 어렵다 보니 결국 김 의장은 지분 대다수를 넘겨 경영권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유지분의 80%는 약 489만3939주(33.7%)로 추산된다.

한 FI 투자자는 "거래소 상장 심사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회사의 자금 상황이 좋지 않았고 작년 하반기부터 바이오 투심이 너무 안좋아지면서 대주주가 희생을 하게 된 것"이라며 "추가로 펀딩을 받는 방법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 김 전 의장이 보유 주식 소각을 검토했다가 일단은 보유지분 80%를 회사에 증여해 추후 활용하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윤원 전 의장이 보유한 지분율은 이제 10%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감정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붙었던 것은 아니다"며 "이뮨메드가 보유한 물질이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서 기존 투자자들이 추가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브릿지 펀딩이 들어갈 것이고 그 외에도 신규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펀딩 수요를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FI 추가 펀딩 논의, 지분율 변화 '촉각'

이뮨메드는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재 회사에는 신약 개발 핵심 인력만 남고 모두 해고 및 권고사직 된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회사의 R&D 개발 우선순위가 왔다갔다 했었는데 진단사업부를 이참에 정리하게 됐다"며 "작년에 구조조정은 끝냈고 이제는 신약에 집중해 회사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FI 내에서도 지분율 변화가 주목된다. UTC인베스트먼트가 현재로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이뮨메드는 13억3930만원을 조달하기 위해 UTC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했다. 발행가액은 주당 2만5000원으로 역시 경색된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한 긴급 조달의 성격이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시리즈B 투자 이후 이뮨메드에 지속적인 후속 투자를 이어온 파트너다. 2017년 30억원, 2019년 100억원, 2021년 3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로 총 173억원 가량을 이뮨메드에 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

UTC인베스트먼트 외 나머지 투자자들도 추가 펀딩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크로젠과 SV인베스트먼트가 각각 5%에 조금 못미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메가인베스트먼트, 산은캐피탈,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등이 보유한 지분도 상당하다. 이뮨메드는 2021년 프리IPO 자금 120억원을 포함해 총 410억원의 자금을 이들 투자자들로부터 받아 경영을 이어올 수 있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회사는 프로젝트 펀드로 들어와서 더 투자를 할 수 있지만 또 회사마다 사정이 달라서 추가 펀딩 결정을 못내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뮨메드의 신약 후보 물질이 일관되게 효능을 보여준 만큼 (추가 펀딩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설립된 이뮨메드는 항체의 일종인 'hzVSF'를 신약후보물질로 활용해 바이러스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hzVSF는 감염된 숙주 세포를 타깃해 바이러스 증식과 염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B형 간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성 피부염 등 다양한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이 가능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항바이러스 단백질 'hzVSF'를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진단키트 사업에도 뛰어들었지만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증설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난에 봉착했다.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임상 3상 승인이 계속 지연되고 진단키트 사업은 사업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진단키트 사업을 위해 남춘천산업단지 1만평 부지에 지었던 신공장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