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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세상이 밝아졌다 …"6.5억→800만원" 유전병 원샷치료, 첫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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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5월 02일 09:47 박정렬 기자 |
| 세상이 밝아졌다 …"6.5억→800만원" 유전병 원샷치료, 첫 성과 |
삼성서울병원이 지난 2월 유전성 망막위축 치료제인 한국노바티스의 '럭스터나(Luxturna)'의 급여화 결정 이후 첫 환자 수술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럭스터나는 '레버선천흑암시(Leber's Congenital Amaurosis)'와 '망막색소변성(retinitis pigmentosa)'을 유발하는 'RPE65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성망막변성 치료제다. 1회 치료로 장기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이른바 ' 원샷(One shot) 치료제'다. 인체에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에 RPE65 정상 유전자를 삽입한 후 환자 망막에 투여하면 변이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가 작동해 병을 치료하는 원리다.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RPE65 유전자는 망막에서 시각회로의 중요한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다.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빛이 전기적 신호로 바뀌어 시신경으로 전달되기가 어렵다. 심한 야맹증과 시력 저하, 시야 협착 증상이 나타나고 점차 심해져 실명에 이른다. 외국에서는 10만 명 가운데 2~3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국내에서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망막변성 환자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7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럭스터나 수술에 성공한 삼성서울병원 안과 김상진 교수팀은 약 3년 만에 급여화 이후 처음 시행하는 수술도 집도했다. 올해 2월 건강심사평가원에서 적용을 승인받고 환자 2명에게 각각 3월과 4월 성공적으로 수술을 시행해 새 시야를 선물했다.
럭스터나는 1인당 투약 비용이 양쪽 눈(양안)에 약 6억5000만원으로 고가의 신약이지만 급여 적용 시 환자본인부담상한제 적용을 통해 소득에 따라 환자당 최대 800여만원으로 절감된다. 수술 후 입원 기간도 짧아 다음 날 퇴원도 가능하다. 단 양안 모두 수술 시 1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수술을 진행한다. 건강보험 대상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시력을 손실했으나 충분한 생존 망막 세포를 가지고 있는 소아 및 성인 환자'다.
삼성서울병원 희귀질환센터는 올해 초 '서울권역 희귀질환 전문기관'으로 지정돼 희귀질환자에 대한 진료 및 연구, 희귀질환 등록통계 사업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임상코호트를 바탕으로 신약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환자 질환 모델이 구축되면 해당 연구와 연동해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방침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와 희귀질환센터가 함께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인 '희귀·난치 질환 첨단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위한 개방형 G-CROWN 플랫폼 구축' 오는 2030년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G-CROWN플랫폼은 병원을 중심으로 한 국내 최초 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 플랫폼이다. 현재 희귀·난치 질환 유전자치료제 개발부터 유전자치료제 대량 생산 시스템 구축, 안정성과 유효성 평가, 사업화 성과 창출 등 유전자치료에 대한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김상진 교수는 "3년 전 도전했던 레버선천흑암시 환자 수술이 첫 시도에 그치지 않고 약제 급여화를 통해 이어갈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치료제가 만들어진 후에도 비용 문제로 실제 치료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이번 럭스터나 급여화를 통해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유전성망막변성의 100개가 넘는 원인 유전자 중 현재까지 단 한 개의 유전자에 대한 치료제만 상용화되어 있어, 향후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훈 희귀질환센터장 겸 유전자치료연구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많은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희귀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제 연구를 지속해서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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