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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6조 필요한 SK, 현금 다 끌어와도 1조…"투자·고용 말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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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07월 22일 18:08 강두순, 문지웅 기자 |
| 6조 필요한 SK, 현금 다 끌어와도 1조…"투자·고용 말란 소리" |
◆ 공정위發 지주사 규제폭탄 ◆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면개편 특별위원회가 지난 6일 밝힌 과제 중 지주사로 전환한 기업들에는 지주사 지분 규제가 초강력 규제로 꼽힌다. 특위는 경제력 집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한다고 하지만 이 규제가 이미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기업들에까지 적용될 경우 기업들은 대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22일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나이스평가정보의 기업 데이터베이스 KIS-밸류를 통해 193개 지주회사 가운데 금융지주사를 제외한 주요 지주사 37곳을 조사한 결과 상장 자회사·손자회사 지분 규제 강화 시 필요한 자금은 9조원에 달한다.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이다.
주가는 지난해 평균 주가를 산출해 계산했다. CJ그룹의 경우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데 약 4000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 3월 CJ제일제당이 영우냉동식품을 합병해 CJ대한통운 지분율이 이미 40%를 넘겨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주요 그룹별로 살펴보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SK그룹이다. 총 5조6250억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텔레콤 지분 25.2%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소 30% 이상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9719억원을 들여 SK텔레콤 지분 4.8%를 추가 매입해야 한다. 또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보유하고 있어 9.9%를 추가 확보하는 데 4조6476억원을 지출해야 한다.
SK와 SK텔레콤이 현금을 충분히 쌓아두고 있다면 이 규제도 가뿐하게 넘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주)와 SK텔레콤이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은 각각 1279억원과 9745억원에 그친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다른 데 쓰지 않고 지분 추가 확보에만 사용한다고 해도 규제에 부응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바이오주 열풍을 타고 최근 몇 년 새 주가가 크게 오른 셀트리온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의 지분 1조6304억원어치(10.6%)를 추가로 사들여야 하는데 셀트리온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59억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주)코오롱과 종근당홀딩스도 코오롱생명과학과 종근당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데 약 1000억원씩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지주의 경우 지난해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지분은 모두 30% 이상 확보했지만 현대중공업 지분은 27.7%를 보유해 2.3%를 추가로 매입하는 데 약 340억원이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지배구조 투명성을 앞세워 지주사로 전환하라고 압박해서 지주사로 전환했는데 이제 와서 지분율을 높이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하며 "미래 신사업 발굴과 연구개발(R&D)에 써야 할 자금도 부족한데 자회사, 손자회사 지분 매입 비용이 발생하면 곳간이 텅 빌 것 같다"고 말했다.
지분 매입 비용은 지난해 평균 주가로 계산했기 때문에 올해 주가 상승분이 빠져 있다. 예를 들어 셀트리온홀딩스의 셀트리온 주식 추가 매입 비용은 셀트리온 주가를 12만5390원으로 계산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셀트리온 종가는 28만5500원이다. 주당 가격을 28만5500원으로 계산할 경우 셀트리온홀딩스의 주식 매입 비용은 3조7122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2016년 10월 대표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를 봐도 주가에 따른 영향이 드러난다.
2016년 9월 기준으로 지분 규제 강화 시 기업들의 총부담은 7조2000억원으로 9조원보다 1조8000억원 적었다. 9조원에 포함되지 않은 비상장 자회사, 손자회사 지분 추가 매입 비용도 문제다. 예를 들어 SK(주)는 비상장사인 SK건설 지분을 44.5% 보유하고 있는데 최소 비율이 50%로 올라가면 5.5%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유럽 등 많은 국가들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규제를 풀어주고 있는 흐름과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이라며 "11년 전에 완화한 규제를 다시 강화하려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두순 기자 /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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